靈雨
Archives
Search...
Subscribe
2025.09.22 오늘의 소설
September 22, 2025
전삼혜 [위치스 딜리버리] - <에어프라이어 콤비의 탄생> 中 “그래. 미안하면 내 손 나을 때까지 내 식판도 네가 들고 필기도 네가 하고 가방도 들어라. 내가 밥숟가락은 들어 줄게.” “알았어.” 미카엘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예 날 들어서 옮겨 주면 더 고마울 텐데.” 세이의...
2025.09.21 오늘의 산문
September 21, 2025
짐송 [이것도 책인가요?] 中 <컴맹이어도 잡지를 내고 싶어> 나는 컴맹이었고, 컴맹이며, 컴맹일 것이다. 잡지를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컴퓨터 학원까지 등록, 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 코스를 끊었지만 곧 알게 되었다. 무를 배 모양으로 깎아놓는다고 해서 배맛이 나지는 않으며, 나는...
2025.09.20 오늘의 소설
September 20, 2025
천선란 [천 개의 파랑] 中 연재는 그 후로도 같은 영화를 세 번씩 더 봤다. 콜리는 한 번 본 순간 장면에 등장하는 소품의 위치까지도 외웠지만 연재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인간의 눈이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콜리는 인간의...
2025.09.19 오늘의 산문
September 19, 2025
정지혜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 거야] 中 나이를 먹으면서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깨달은 것이 있다면, 인생은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거예요. 분명 즐겁고 행복한데도 가끔은 아주 불행한 것처럼 느껴진다거나, 가진 게 아주 많은 줄 알았는데 실은 속 빈 강정이었다는 걸 알아차리는...
2025.09.18 오늘의 산문
September 18, 2025
천선란 [아무튼 디지몬] 中 견디고 이기는 건 나중 일이고, 숨이 막히면 우선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도망치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삶은 전쟁터가 아니다. 왜 삶이 전쟁터여야 하는가? 적어도 내게 산다는 건 그저 ‘있는’ 것이다. 존재하는...
2025.09.17 오늘의 시
September 17, 2025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좀 더 똑똑했다면 읽지도 쓰지도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 그런 생각의 시작점에서 무려 7년이 흘렀네요. 참 길게도 걸어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어요. 그래서 읽고 쓰기 시작한거겠죠. 읽고 쓰는 과정에서...
2025.09.16 오늘의 시
September 16, 2025
오늘 <지하의 라푼젤> 쉴만한 집은 너무나 멀어요 나의 폐허로 오세요 먹다 남은 비둘기와 젖은 머리카락으로 더러운 발을 닦아드릴게요 소리 내는 법을 잊었나요 내 눈물도 웃음도 소리가 없어요 그러니 편히 쉴 수 있을 거예요 한 사람이 들었던 이 자리, 봄이 만발하고 소란이 무성해도...
2025.09.15 오늘의 시
September 15, 2025
원도이 <기린> 문을 키워, 기린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기린의 문은 몇 미터지? 기린의 키를 어떻게 재야 하지? 어떤 영화에서 창문으로 고개만 들어온 기린을 본 적 있다 그때 기린은 벽에서 튀어나온 부조물 같았다 움직이는 부조물은 벽을 꿈틀거리게 하고 소리를 지르게 했다 그는 긴...
2025.09.14 오늘의 시
September 14, 2025
류인서 <마음의 성분> 열리면 안 되는 게 열려버렸다 그것은 삶에 이상하게 들어왔다 변덕스러운 농담의 시작이었다 평면의 식탁 위에 놓을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에는 가득하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흥얼거리며 어떤 감정은 습관이 되기도 한다더라고 나는 때 없이 표정을...
2025.09.11 오늘의 시
September 11, 2025
나희덕 <지렁이를 향해> 소나기 지나고 햇빛 쏟아지는 오후 아스팔트 위에서 꿈틀거리는 지렁이 한 마리 길고 검붉은 몸, 어느 쪽이 머리이고 꼬리인지 알 수 없지만 그가 물기를 잃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아스팔트 위에서 말라가는 몸을 꿈틀거리는 것이 지렁이만은 아닌...
2025.09.10 오늘의 시
September 10, 2025
강영은 <펭귄우체국> 빨간 창문과 검정 칠을 한 지붕울 가졌다고 우체국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젠투 펭귄 모여드는 곳.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릴래요 당신은 틀림없이 뒤뚱거리며 얼음 위를 걸어올 테니까요. 당신 대신 엽서가 온다 해도 걱정 없죠 도둑갈매기와 세찬 바람. 눈보라까지...
2025.09.09 오늘의 시
September 9, 2025
이주언 <나의 뇌가 해석되는 방식> 삶은 감자를 으깨어 보았지 물기 없어 퍽퍽한, 으깬 감자 같은 나의 뇌 속에는 작은 도자기 인형이 살고 있어 손끝에 닿는 차가운 감촉, 마치 내 속에 숨어든 애인 같았지 어두운 흙 속에서 차근차근 갑자기 익어가던 시간, 그 안에 담긴 기분은...
2025.09.08 오늘의 시
September 8, 2025
김옥전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슬픔을 통과*하고> 베란다 밖으로 폭우처럼 쏟아지는 말의 빗줄기가 새벽 세 시를 지나가고 있었다 시끄러웠다 귀를 찢고 잠을 깨트리던 빗줄기가 엘리베이터를 떨어트렸다 잘 곳도 갈 길도 없이 출발한 말과 말과 말이 쏟아져 수렁이 되고 하자마자 하수구로...
2025.09.07 오늘의 시
September 7, 2025
리호 <이 시는 간접광고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부채표 후시딘을 목 주위에 발랐다 날도 더운데 까스활명수를 바를 수는 없다 영하 1도에도 기운 펑펑 샘표 조림 간장으로 두부조림을 만들었다 샘솟는 기운으로 월요일 펭귄표 고등어조림은 우체통에 넣어두고 메모장을 남긴다 —내가 느린 게...
2025.09.06 오늘의 시
September 6, 2025
김광명 <호두나무 휴게소> 넌 창의성이 없어, 요리는 머리로 하는 거야, 너처럼 속 빈 아이는 처음이야 호두라는 장소는 고속도로입니다 밀가루, 알맹이, 계란, 알맹이, 단팥, 알맹이…… 우리는 브레이크 없는 돌림노래입니다 거품 2개는 표정입니다 내숭만으론 힘들어, 웃음을 노랗게...
2025.09.05 오늘의 시
September 5, 2025
홍미자 <카스텔라의 거짓말> 아프다고 생각하면 아파질 거야 심장이 뛴다는 건 마음을 읽었다는 신호지 꽃망울이 부풀듯 이마가 뜨거워지는 순간 비명이 낭자한 꽃밭이었어 목이 꺾인 샐비어와 붉은 고백의 입술들 꽃이 아름다운 건 닥쳐올 비극 때문이지 봉숭아 핏물 진 손톱들이 첫눈을...
2025.09.04 오늘의 시
September 4, 2025
고영숙 <잘못 없는 꿈> 오래오래 참으면 나도 눈부셔질까요 잠깐씩 깨어나 베개에 묻은 흙을 털면 나의 바탕색은 남향이었을까요 꽃나무 아래에서 죽은 인형은 차가운 밤이 되고 우린 매일 좋은 꿈을 나눠 먹어요 실패한 꿈은 세상에 없는 기원이 되고 반려식물처럼 길어지는 머리카락 아직...
2025.09.03 오늘의 시
September 3, 2025
이사라 <구멍 없는 사랑이 어디 있나> 동굴에 창이 있는 옛사람들이 살았던 그곳에 갔다 신비로웠다 동굴은 동굴이고 창은 창인 줄 알았는데 그때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알고 싶지도 않아서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인 줄 알았는데 동굴에 창을 낸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한 줄기 빛을...
2025.09.02 오늘의 시
September 2, 2025
황유원 <가을 물고기> 너는 추어탕의 추어가 가을 물고기냐고 했다 나는 아마 ‘미꾸라지 추’자에 ‘물고기 어’ 변이 달렸을 거라며 말끝을 흐렸는데 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추어는 가을 물고기가 맞는 것도 같았고 해 지는 가을의 쓸쓸한 논두렁 아래를 어슬렁어슬렁 헤엄치는 미꾸라지가...
2025.09.01 오늘의 시
September 1, 2025
조혜정 <재단사 프랑켄슈타인> 당신 옆구리에 예술적 상처가 아름다워요 재단사는 부드러운 목소리 속에서 피 묻은 바늘을 꺼내 포도주에 씻었다 누군가 처음 우릴 이렇게 죄로 꿰매어 만든 것 같지 않나요 속죄와 희생의 양털 펠트 조각을 들고 자, 이것이 바로 내가 만들 당신입니다 침묵을...
Newer archives
Older archi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