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4 오늘의 시
고영숙 <잘못 없는 꿈>
오래오래 참으면 나도 눈부셔질까요
잠깐씩 깨어나
베개에 묻은 흙을 털면
나의 바탕색은 남향이었을까요
꽃나무 아래에서 죽은 인형은
차가운 밤이 되고
우린 매일 좋은 꿈을 나눠 먹어요
실패한 꿈은 세상에 없는 기원이 되고
반려식물처럼 길어지는 머리카락
아직 꿈에 봉인된 인형은
나쁜 이야기가 아닌
오히려 길몽이라고
아무 잘못 없는 꿈은
나에게 말하지만
식어가는 잠은 말수가 적어요
국화꽃을 던지면 말린 꿈은
생생한 잎맥이 돋아나요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면
깊은 잠을 못 잔다고
남은 꿈을 심는 뿌리 없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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