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4 오늘의 시
류인서 <마음의 성분>
열리면 안 되는 게 열려버렸다
그것은 삶에 이상하게 들어왔다
변덕스러운 농담의 시작이었다
평면의 식탁 위에 놓을 수 없는 것들이
이곳에는 가득하다
유붕이 자원방래하니 즐겁지 아니한가 흥얼거리며
어떤 감정은 습관이 되기도 한다더라고
나는 때 없이 표정을 소비하고 있다
오늘의 일기는 구름 값이 아닌데
나방파티가 열리던 가로수길 텅 비고
다음 생이 흐릴지 맑을지는 미지수
경로가 불분명한 마음의 성분에서
별의 성분을 추출하고 나면 어둠만 남을까
오해가 줄거리를 두껍게 하는 동안
배역에 갇힌 대본처럼
도시라는 무대는 다시 암전,
촛불을 끄고 케이크를
먹으려면 생일이 있어야지
빵집이 새로 태어나고 빵 풍선을 매달고
탁자 앞에서
오늘은 다정한 메뉴판이 된다
나는 끝을 묶어둘 수 없는 그림,
이야기 속에 숨은 지평선이
문턱 너머 저편에서 일렁인다
뒤에 오는 질문이
말이 안 되는 강을 건너 그곳으로 간다
노래는 내가 단어들을 포장해 보내는 한 방법,
수신지는 방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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