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9 오늘의 시
이주언 <나의 뇌가 해석되는 방식>
삶은 감자를 으깨어 보았지
물기 없어 퍽퍽한, 으깬 감자 같은 나의 뇌
속에는
작은 도자기 인형이 살고 있어
손끝에 닿는 차가운 감촉, 마치
내 속에 숨어든 애인 같았지
어두운 흙 속에서 차근차근
갑자기 익어가던 시간, 그 안에
담긴 기분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뿌리를 내렸어
땡볕 아래서 토하고 싶을 때
메마른 나의 감정선 경멸하고 싶을 때
도자기 인형은 가늘고 긴 팔로 흙 묻은 땅속줄기를 건네주었지
어쩌면 이번 생은
감자의 꿈이 아무렇게나 반죽된 것인지도 몰라
도자기의 몸처럼 금이 간 생인지도 몰라
모호한 전생과 미심쩍은 후생을 잇댄 터널
이번 생이 다가 아닐지도 몰라, 루랄라
으깬 감자 같은 나의 뇌가 노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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