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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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0 오늘의 시
August 10, 2025
김예강 <당신의 임종> 나눠가질 수 없는 새벽 세 시를 가지고 있어요 당신을 사랑하는 아들이의식 없이 누운 당신에게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당신을 어루만지며 얼굴에 얼굴을 대고 눈물을 흘리며 곁에서 링거 줄은 무거워요탯줄 같아서 주렁주렁 달아놓았던 줄을 떼고뱃속 똥을 마지막으로...
2025.08.09 오늘의 소설
August 9, 2025
정보라 [고통에 관하여] 中 현의 어깨를 감싸 안은 순간 경은 지나간 9년 반의 시간, 고독하고 단단하고 매서웠던 날들이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음을 알았다. 그리고 경은 태에 대해 생각했다. 태의 흉터에 대해 생각했다. 흉터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흉터는 상처와 고통과 회복의...
2025.08.08 오늘의 소설
August 8, 2025
김화진 [공룡의 이동 경로] 中 나는 이제껏 살아오며 기억을 지우고 싶다, 그 일이 있기 전으로, 그런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딱히 원하는 것이 없던 만큼 지우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크게 아파보거나 잃어본 적이 없는 것, 바라는 것도 소중한 것도 없는...
2025.08.07 오늘의 시
August 7, 2025
김도언 <모서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말하리라 네가 가진 모든 모서리를 만지고 싶다고 무릎이나 어깨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네가 싫어하는 취약한 날씨 같은 것 네가 고개 숙이고 걸었던 가장 느린 길과 쉽게 틀리는 기억 같은 것 가고 싶지 않았으나 끝까지 가보았던 곳, 사흘...
2025.08.06 오늘의 시
August 6, 2025
한강 <새벽에 들은 노래 3> 나는 지금 피지 않아도 좋은 꽃봉오리거나 이미 꽃잎 진 꽃대궁 이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누군가는 목을 매달았다 하고 누군가는 제 이름을 잊었다 한다 그렇게 한 계절 흘러가도 좋다 새벽은 푸르고 희끗한 나무들은 속까지 얼진 않았다 고개를 들고 나는...
2025.08.05 오늘의 산문
August 5, 2025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며칠간 이메일 수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결제하는 구독 시스템인데, 결제 과정에 작은 오류가 있었던 걸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동안 보내드렸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던 시, 산문, 소설들은 차근차근 다시 보내드릴게요....
2025.08.01 오늘의 산문
August 1, 2025
<그런 사람들> - 안리타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그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말을 늘 남기는 사람, 말을 남긴 채 영영 사라진 사람이다. 그리하여 나는 말의 끝이 궁금한 사람. 이제부터 당신의 말들을 이어서 해야 한다. 온점 뒤는 늘 나의 몫이라, 그것을 어떻게 돌볼까. 나는...
2025.07.31 오늘의 시
July 31, 2025
이새해 <여름으로부터> 사람들은 매일 춤을 춰. 공원수 주위에 모여서 추고 페인트가 벗겨진 옥상에서 춘다. 너는 파트너 없이도 췄다. 여름 밤 거리에서 췄고 눈 덮인 해변에서 췄지. 아무도 없는 방에서 팔을 흔들던 네 모습을 나는 누워서도 본 것 같았다. 언젠가 한 사람이 내...
2025.07.30 오늘의 산문
July 30, 2025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어제 보내드린 시에 오늘자 날짜를 찍어 보내드렸더군요. 화들짝 놀라셨을 구독자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제가 유독 위로 받은 글을 보내드립니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 하태완 [나는 너랑 노는 게 제일 좋아] 그냥 괜찮다고 말해주고...
2025.07.30 오늘의 시
July 29, 2025
한강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거리 한가운데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갔는지...
2025.07.28 오늘의 소설
July 28, 2025
<다시, 2100년의 바르바라에게> 中 - 김연수 [이토록 평범한 미래] 나는 사 대째 내려오는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네. 어려서부터 하느님에 대한 말을 싫도록 들었고 예수님에 대해서, 섭리에 대해서도 귀가 아프게 들었지. 하지만 전쟁을 거치며 인간에 대한 회의를 느꼈어. 그리고...
2025.07.27 오늘의 시
July 27, 2025
김개미 <나는 암사마귀처럼> 나는 암사마귀처럼 오랫동안 풀잎에 앉아 있었던 것 같아 오랫동안 여름이었던 것 같아 풀잎처럼 나뭇잎처럼 바람처럼 호흡까지 맥박까지 초록이었던 것 같아 나는 암사마귀처럼 오랫동안 너를 기다렸던 것 같아 너와 헤어지고 나서도 오랫동안 너를 기다렸던 것 같아...
2025.07.26 오늘의 소설
July 26, 2025
조예은 [입속 지느러미] 中 그는 뜸을 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거 알아?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을 계속 계속 생각하다 보면 이해에 도달하는 게 아니라 다 상관없어져. 이해하려는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지지.어차피 끝내 알 수 없을 테니까. 나 아닌 모든 존재는 결국 미지의...
2025.07.25 오늘의 단상
July 25, 2025
<드라이 플라워> - 안리타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나는 내 몸짓의 완성이 궁금하다, 거울을 본다. 어쩌면 인간은 하나의 완성을 위해 여러 동작을 연구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식물은 계절마다 정확한 태도, 피어나는 절정이 있겠지만 나의 정정은 무엇일까 생각한다. 당신,...
2025.07.24 오늘의 소설
July 24, 2025
<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 中 - 권혁일 [첫사랑의 침공] 수첩에는 우리가 적어 놓은 지구 여행 버킷 리스트가 적혀 있었다. “서현이 보고 싶다는 곳, 전부 보여 주고 싶어.” “메로, 이거 좀 기분이 이상한데? 지구인이 카뎀한테 지구 여행 가이드를 받고 있는 것...
2025.07.23 오늘의 산문
July 23, 2025
<괜한 마음> - 가랑비메이커 [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괜한 마음을 써볼까. 음음음, 허밍만으로도 내가 떠올리는 노래를 이어 불러줬으면 하는 괜한 마음, 편안한 자리를 두고 비좁은 구석을 꾸역꾸역 찾고 싶은 마음 말이야. 그늘진 자리에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선잠을 자고 싶어....
2025.07.22 오늘의 시
July 23, 2025
이향 <무슨 사연이기에> 모임 뒤 마지막 남은 신발처럼 어둡다고 할 때, 잎이 빠져나오거나 사과가 반으로 갈라질 때처럼 말해버리면 다시는 어두워질 수 없을 것 같아서, 하지도 않은 내 사랑은 영원히 떠돌고 있다
2025.07.21 오늘의 소설
July 21, 2025
<오렌지빛이랄지> 中 - 이상우 [핌 오렌지빛이랄지] 샨츠는 메일을 읽었다. 짧았고 아마 그래서 울지 않을 수 있었다. 냉장고에 기대 앉아, 하스를 쓰다듬으면서 잠시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손깍지에 차오르는 부드러움과 골골거림만이 주위 가득 아주 잠시. 바닥이 미세하게 울려오고...
2025.07.20 오늘의 산문
July 20, 2025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그동안 소홀했습니다. 사실 이때껏 거의 200편에 가까운 시를 보내드리다 보니, 점점 제 밑천이 드러나더군요. 오늘부터는 산문과 소설 일부분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어느 날은 ‘오늘의 시’가, 또 어느 날은 ‘오늘의 산문’이, 그리고 또 어느...
2025.07.15 오늘의 시
July 15, 2025
차정은 <토마토 레시피> 낭만 속 바닷물 20g 여름 한 스푼 50g 해변 속 뜨겁게 달궈진 조개껍데기 2개 갈대밭에 매달린 꿀 80g 마지막으로 뜨거운 사랑을 함께 8분 동안 구워내면 노을 진 들판에 홀로 남겨진 청춘의 토마토 한 송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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