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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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7 오늘의 시
December 27,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누구나 기다리는 전화 한통은 있지 않나요? 저도 늘 애정하는 사람들의 연락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애정하게 될 사람의 전화일지도 모르죠.) 아, 오늘은 제가 먼저 해야겠어요.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2024.12.26 오늘의 시
December 26, 2024
민구 <나의 시인> 오늘은 너도 시가 된다는 것 너는 가장 달콤한 시라는 것 나는 제과점 앞을 서성이며 주머니 속의 동전을 만지작거리다가 케이크의 나라 초코와 라즈베리를 바른 도시를 가로질러 공항으로 간다 캄캄한 섬에 내려서 아무도 없는 상점의 유리창을 깨고 받으쇼, 탈탈 털어...
2024.12.25 오늘의 시
December 25, 2024
이광호 젊음을 멍들게 했던 나만의 전장이 소멸해간다 깃발을 꽂은 건 너였다 막아내기도 버겁던 세계에 네가 왔다 나는 막았고 너는 나아갔다 삶의 끝이라고 생각했던 세상이 항복한다 네가 나의 손을 잡고 승리를 외친다 내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는 날이었다
2024.12.24 오늘의 시
December 24, 2024
황인찬 <무령> “아, 저 키스는 좀……” 그런 말을 듣고 그냥 밖으로 나왔습니다 저녁의 거리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크리스마스는 어디에나 빛이 많고 사람이 많고 현실감이 없군요 누가 자꾸 성냥을 사라거나 갑자기 세 명의 유령을 만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을 잡고 걸을 수...
2024.12.23 오늘의 시
December 23,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오늘의 시는 꽤나 짧은 시예요. 시가 짧다고 해서 감상도 짧으리란 법은 없나 봅니다. 유독 오래 생각에 잠기게 해요. 오늘, 내일, 내일모레, 그리고 연말·연초까지. 한해를 돌아보며, 또 한해를 바라보며, 제가 걸어온, 그리고 걸어갈 길을 그려봅니다....
2024.12.22 오늘의 시
December 22, 2024
장수양 <편지화> 손톱이 초승달 같아 사랑해도 돼? 맑은 날이야 이렇게 맑은 날이 없었어 우리가 같이 있으면 언제나 촛불이 꺼지는 걸 보았으니까 투명한 등불 속에서도 서로의 눈빛을 답습해야 했거든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나는 오래전 서리당해 창고에 박혀 있다 이렇듯 너를 사랑하나...
2024.12.21 오늘의 시
December 21, 2024
김잔디 <고양이 심정> 키를 넘겨 쌓이는 눈을 헤치고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발밑이 푹푹 꺼진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는 차를 간신히 피하고도 안도하는 마음 같은 건 들지 않는다 삼킬 뻔한 것을 뱉고 뱉을 뻔한 것을 삼켰다 복통으로 몇 날이 간다 기척에 놀라 그런 것인데 원망...
2024.12.20 오늘의 시
December 20,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제가 읽는 많은 시에는 마침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시가 노래하는 것은 “영원” 아닐까요? (다른 구독자분들과 나누고픈 시가 있으면 youngwoorain@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검토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지이 <비가 지나가면...
2024.12.19 오늘의 시
December 19,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해 질 녘 그네에 앉아 땅을 바라본 채 앞뒤로 조금씩 왔다 갔다, 그러다 제 앞에 선 운동화를 기억하는 마음으로 이 시를 전합니다. 이병률 <그네> 그래도 가려 합니다 당신으로 인해 이 세계는 듣고 싶은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뿐이라는 사실을 데리고요...
2024.12.18 오늘의 시
December 18, 2024
안미옥 <근처>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추위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할 때처럼 한 여름에 느닷없이 네가 말했던 절반의 문장에 대하여 얼음처럼 부서지는 일들에 대하여 십이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멍이 잘 든대 한 연구자가 말했다 이젠 모든 걸 십이월에...
2024.12.17 오늘의 시
December 17, 2024
김은지 <차가운 밤은 참> 시청역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리고 혜화역까지 갔다 날이 찼지만 손이 시리지는 않았다 일요일 밤 청계천을 따라 이렇게 가는 길은 처음이었다 신호에 걸려 멈추면 불꺼진 빌딩들 셔터를 내린 가게들 팔짱을 끼고 걷는 사람들을 보며 안심했다 차가운 밤은 차가운 밤은...
2024.12.16 오늘의 시
December 17,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서비스 오류로 12월 16일자 시가 전송이 안됐음을 확인하고 다시 보냅니다. 이향 <한순간> 잠시 눈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어제저녁 붉게 노을 졌던 태양의 한때처럼 오늘아침 초록으로 흔들리는 잎의 한때처럼 한순간이란 붙잡아두고 싶은 것이어서...
2024.12.15 오늘의 시
December 16,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오늘은 김개미 시인의 <좀비가>라는 시를 준비했어요. 이 시는 장미가 피고 새소리가 나는 햇살 좋은 5월의 아침을 배경으로 하지만, 12월의 겨울에도 봄은 필요한 법이니깐요. 김개미 <좀비가> 지금껏 꿈속에만 좀비였는데 오늘 아침은 깨어 있는데도 좀비다...
2024.12.14 오늘의 시
December 15, 2024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첫 구독자가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성동혁 작가님의 “1226456”을 첫 시로 보내드립니다. 성동혁 <1226456>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네가 아침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었을 때 천장을 뚫고 쏟아지는 별들 난 그 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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