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6 오늘의 시
임지은 <과일 교도소>
딸기는 이곳이 처음이다
그건 오렌지도
마찬가지
포도는 일주일 전에 수감되었다
딸기는 자주 죄를 짓는다
분명 있었는데
없으니까
마음이 사는 세계와 닮았다
머리가 하얀 딸기의 꼭지를 따고
세계의 가장 심심한 부위를
꾹꾹 짓이긴다
마음은 날씨의 영향 아래 있다
비바람에
떨어지지 않게 잘 싸두어야 한다
딸기의 우울함과 오렌지의 예민함과
포도의 소심함을 끓인다
끈적하게 졸여지면 빵에 얇게 펴 바른다
슬픈 감자처럼 200g을 충분히 먹는다
뾰족한 세계가 평평해지고 있다
어제 만든 잼 옆에 개봉 주의라는
라벨을 달고 오늘의 기분이 놓인다
빈 유리병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도소
상한 귤이나 깎아 놓아 갈변된 기분을 기다린다
가끔 미움 달린 모자를 쓰고 토마토가
찾아오기도 하지만
어서 와,
여긴 아직 남은 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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