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4 오늘의 시
김선오 <뼈와 종이>
바다 위에 떨어진 도화지를 보았다. 너는 얼굴에 흰 점이 생겼다며 나를 불렀다.
너의 미간에서 새하얀 원이 서서히 돋아나고 있었다.
점을 보고 나서야 네 표정을 볼 수 있었다.
표정이 흔들리면 원이 함께 일렁거렸다. 곧 겨울이구나.
걷는 동안 해변은 경직되고 있었다.
파도가 흰 뼈를 드러내며 도화지를 운반한다.
네가 먼 바다를 가리킨다.
도화지가 서서히 어두워지는 것을 너는 아직 모르는 것 같다.
느닷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의 몸통이 펄럭이는 것을 본다.
수평선에 임박해가는 도화지를 바라보며 서 있다.
풍덩 소리에 뒤를 돌면 텅 빈 너의 미간이 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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