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9 오늘의 시
윤제림 <까마귀>
저놈은 비둘기처럼 징징대지 않고
까치처럼 눈치도 살피지 않고
날이 밝으면
곧장 이리로 달려온다
머리를 곧추세우고
전봇대 높이 앉아서 두 눈 부릅뜨고
단도직입 새카만 구호를
내리꽂는다
요구가 뭘까? 무얼 내놓으라는 것도 같고
무언가 사죄하라는 것도 같은데,
여남은 식솔까지 끌고 온 걸 보니
쉬이 끝날 시위가 아니다
귀를 바짝 세우고 들어볼 밖에!
언제 적 빚인지
무슨 약조를 받고 싶은지
필경, 어제 오늘 일이 아닐 것이다
까마귀와 나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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