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6 오늘의 시
정지우 <삐걱이는 자세>
얼음 위에서
휘청거리는 사람
미끄러운 몸이 짧게 들락거리는 것이 보입니다
어느 쪽으로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이쪽저쪽을 고르는 일은
마치 춤추는 모습입니다
펭귄의 자세엔 이미
얼음 바닥이 묻어 있어서
때로는 누군가의 뒤뚱거림에 서성이고
또 몇 번은 거절당한 적이 있습니다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덧칠된 시간 속에서
보이는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심하게 넘어져 본 적이 있어서 여기저기 다발성 손상이 발생합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품목들이 늘어나서
외곽엔 분류 창고들이 생겨나고
쓸모를 고르는 일과 고르는 사람을 구하는
일이 나날이 속출합니다
지구의 한 귀퉁이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듣는다면
내 귀는 그곳과 이곳 사이에서
작은 볼트 하나를 주워 들고 갸웃거릴 거예요
우리는 흔들림 속에서
균형을 찾아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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