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1 오늘의 시
이은우 <슬플 때, 개구리가 나를 비추는 거울 같다>
밤마다 개구리울음 듣는다
몸 어딘가 숨겨둔 울음주머니가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개구리
어느 천둥 번개 치던 날
슬퍼슬퍼슬퍼슬퍼, 슬퍼
슬플 땐 풍선도 불 줄 아는 개구리였다
한 발짝
고개를 박고 들여다보니
세상에서 가장 큰 슬픔 하나 턱 밑에 매달고 있었다
슬프다는 게 이렇게 목 터질 일인가
왜 그렇게 벽만 보고 있는 건데
왜 그렇게 뛰어다니는 건데
왜 그렇게 높은 데서 떨어지는 건데
울음 옆에 울음 먹고 사는 울음들 우글우글
내게 넘어오지 마!
거울처럼 얼어붙어
난, 목구멍에 복숭아씨가 박혀 있는데
바닥과 벽 사이 끽끽, 꺽꺽
추위를 견디려고 독주를 마시는 사람처럼
마시고마시고마시고 마시고
심장은 왜 이렇게 빨리 뛰는가
개굴개굴,
저 만개한 울음 숲으로
천둥소리
곧 쏟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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