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1 오늘의 시
진혜진 <진아>
어디서 오니 진아?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시간
어느 순간에도 있지만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다
진아는 누군가의 눈빛을 잠근 열쇠 같기도
괭이갈매기 똥 같기도 해서
내게로 돌아가는 나의 하나, 둘…
얼굴의 얼굴들을 스치며
어둠에 잠긴 다리를 지나고 있다
쉬어 버린 시간으로 목을 축인 밤은 강물이 되어
동작대교 아래를 흐르고
앞 물결은 서럽고 뒷 물결은 힘겨워
불빛의 눈꺼풀로 나를 훑어 내린다
다리 아래는 강물이
강물 위에는 한 사람이 검고 붉어
불이었다 꽃이었다
생각의 반과 의심의 반이 잠겨 있다
나는 무엇이냐?
나라고 믿었던 내가 아닌 것들
우리라 믿었던 우리가 아닌 것들
가장 큰 의심과 가장 큰 믿음을
해방시키지 못한다
진아
태풍 같기도
불빛의 마지막 숨결 같기도 한
다리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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