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 오늘의 시
김석영 <바캉스>
바다를 다녀와서 알게 되는 것이 있었다
바닷가에서 읽은 어떤 책에는
이런 문장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텅 비어 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앵무새가 죽어 있었다
예지처럼
방이 하나 비었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사실의 나열들
“일어나 물 한 잔을 마시고, 체조를 하고, 하루에 세 번 기도를 하고……”
밀려오기 전까지만 유효한 순간들
곧 외면하게 될 장면들
바다가 빠져나간 자리에서
붙들고 있던 객관적 사실이 우리에겐 전부였다
Don't miss what's next. Subscribe to 靈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