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5 오늘의 시
한은별 <까마귀 pt. 3>
Edgar Allan Poe (에드거 엘렌 포)의 Raven (까마귀)이라는 시 속의 까마귀가 된 것 같았어요. 소중한 사람을 잃어놓고 "Nevermore (다시 없어)“라고만 반복하는 까마귀의 자아를 가진 것처럼. 다시 없이 사랑했다고, 마치 꾸욱 누르면 ”I love you (사랑해)“라고만 반복하는 곰인형이 된 것 마냥, 떠들어댔죠. 물론 까마귀는 그 곰인형의 심장마저 반짝인다고 수집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을 만나고는 조금 다른 까마귀가 된 것 같아요. 조금은 흉측하고 음산하게 당신 옆에 날라 앉은 나를, 당신이 길조라며 반겨줬으면 했으니. 부피감 있는 반짝거림에 정신을 못차려 차마 부리로 톡톡 쳐볼 생각 조차 못하고 있었네요. 그저 당신 옆에서 당신이 들려주는 노래와 시를 삼키며, “저를 좀 키워주세요” 하는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 보기 바빴거든요. 당신이 내 표정을 읽어주기를 바라지만, 까마귀의 표정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마녀라면 또 모르죠. 마녀나 까마귀를 키운다면서요? 하지만 당신은 마녀가 아닌걸. 이렇게 예쁜 마녀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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