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1 오늘의 산문
임현우 [다정이 우리를 살게 하니까요] 中
<혼자라도 제법 괜찮습니다>
가끔은 휴대폰에 전화번호부를 펼치는 게 머뭇거려지기도 합니다. 전화번호부에 사람은 많은데, 전화 걸 사람은 없으니까요, 전화는 걸 수 있는데 진심으로 대화를 나눌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여러 번 전화번호부를 펼치다 보면, 내가 잘 못 살았나 싶기도 하고, 슬슬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나오기도 하죠. 그렇게 끝나지 않을 고민을 하다가 괜스레 내 이름을 전화번호부에 추가합니다.
그리고 나와 전화를 하는 그런 상상을 해봤어요. 나는 나와 이야기를 한 적 이 있나. 어쩌면 가장 가까이 해야 할 나 자신을 타인보다도 더 멀리 배제해 버린 것은 아닐까, 그래도 사람과의 일반적인 관계와는 달리, 나는 나를 절대 떠날 리 없으니. 뭐 괜찮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토록 스스로를 외롭게 만들었냐고, 대답은 나오지 않지만, 나는 나의 제법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혼자라도 괜찮습니다, 사람은 사람과 있어도 늘 외로운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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