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0 오늘의 소설
천선란 [노을 건너기] 中
“다녀올게. 우주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러.”
“내가 여기 있어도 괜찮아?”
“응. 심심하면 자주 불러. 그리고 내가 보는 모든 것의 처음에 서서 너도 같이 지켜봐. 내가 어디까지 가나.”
“내가 밉지 않아? 나는 여기서 너를 엄청 괴롭히는데.”
하자민 어린 공효의 말대로, 어린 공효가 없다면 공효는 바람에 날아갈 것이다. 모든 선택의 기준에 어린 공효가 있었다. 깊이 잠수하며 숨을 힘껏 참은 것도, 무중력 공간에서 기뻤던 것도, 출구 없는 우주로 나아가고 싶었던 것도, 좁은 복도에 서서 하늘을 노려보던 어린 공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너를 좋아해, 공효야.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너를 너무 좋아한단다.”
어린 공료는 그제야 공효를 두 팔로 끌어안았다.
조각난 노을을 밟고, 도로를 걷고 또 걸어 어린 공효롸 함께 메마른 호수에 도착했다. 하늘이 갈라지며 익숙한 연구실 천장이 보였다. 어린 공효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을 때 어린 공효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 어디선가 바람 같은, 무겁고 축축한 한숨만 느껴졌다.
테스트를 마치고 공효는 기다리고 있던 아키나를 끌어안았다. 잘했다는 아키나의 말을 들으며 공효는 내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어린 공효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공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꾹 참으며, 외롭게 있을 것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겠지만, 공효는 이제 어린 공효를 끌어안는 법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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