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8 오늘의 시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무슨 이유로 제가 제 여유를 소모해가며 이 일을 하는지 묻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다른 이유는 없고요. 다만 읽는 행위가 좋아서, 활자 그 자체를 사랑해서, 라고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제가 활자를 읽을 때 평온하고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분이 있는데요. 그 분을 떠올리게 한 시를 접해서 구독자분들과 공유합니다.
류시화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밤늦게까지 시를 읽었습니다
당신이 그 이유인 것 같아요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을 만난 후의 그리움에 비하면
이전의 감정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말도
시 아니면 당신에 대해 얘기할 곳이 없어
내 안에서 당신은 은유가 되고
한 번도 밑줄 긋지 않았던 문장이 되고
불면의 행바꿈이 됩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 알베르 카뮈가 시인 르네 샤르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
Don't miss what's next. Subscribe to 靈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