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1 오늘의 소설
성해나 [두고 온 여름] 中
매미는 칠년이 넘도록 땅속에 살다 밖으로 나온다는 거 알아요?
바람이 불 때마다 선퇴가 파스스,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가루가 되어 흩어질 듯하면서도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며 그것은 나무줄기에 매달려 있었다.
땅 위로 나와서는 겨우 한달 남짓 산대요. 가끔은 궁금해요. 한달간의 생이 존재한다면, 나는 누구를 가장 먼저 기억하고, 누구를 가장 마지막으로 떠올릴지.
과학 만화를 좋아하던 그 옛날의 재하가 떠올라 문득 웃음이 났다. 재하는 셔터를 누르며 말했다.
있잖아요. 아까 형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 솔직히 반갑지는 않았어요.
곤혹스러웠다. 무슨 말을 할지 고민하는 사이 그애가 먼저 말을 이었다.
요즘은 사람을 만나면 자꾸 안 좋은 생각만 들어요. 나한테 뭐 원하는 게 있어서 접근하는 건가 깔보는 건가 싶고, 별거 아닌 말에도 화가 나고.
푹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애는 이야기했다. 누군가를 의심하거나 미워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그래서 도망치는 거라고.
좋아하던 사람도 미워지니까 자꾸 움츠러들어요. 지금의 제가 매미라면 땅 위로 나오는 걸 포기할 것 같아요. 저 진짜 후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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