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9 오늘의 산문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어제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정신이 없었다는 말 말고는 변명할 여지가 없네요. 죄송합니다.
누군가 제게 “가장 좋아하는 책이 있나요?” 라고 물으면, 여전히, 한치의 망설임 없이 이 책의 제목을 말합니다. 지난 7월 한번 소개한 책인데요. 결국 다시 돌아오네요.
안윤 [물의 기록] - <국경> 中
삶을 견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 보면 나는 단 한 순간도 견디는 것 이상의 삶을 살지 못한 것 같아. 내가 깔깔거리며 웃는 걸,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고 누군가 증언처럼 내게 말해 줄지도 모르지. 그래. 때때로 나는 소리 내어 웃고 마음의 동요에 잠 못 이루기도 하지. 그러나 그것이 견디고 있다는 것의 반증으로 충분하지는 않을 거야. 어쩌면 그것은 견딘다는 것의 확증이거나 혹은 증거 따위와 관계없이 뒤섞여도 무방한 것인지도 모르지. 무엇보다 지금의 내게 견딘다는 것은 퍽 괜찮고 나쁘지만은 않은 일이야.
(중략)
이제 그 밤으로부터 나는 멀리 와 있고, 여전히 내게 주어진 것들을 견디며 지내고 있어.
오늘 밤은 바람이 퍽 선선하네. 멀리 풀벌레 소리도 들려와. 그래서 그 국경의 밤이 떠올랐나 봐.
이렇게, 지금 이 밤과 포개지고 있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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