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오늘의 시
안녕하세요. 영우지기, 은별입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흔히 말하는 “덕질”을 했는데요. 제가 팬이었던, 그리고 팬인 가수 분들께 이 시를 직접 읽어드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전해드립니다. 제겐 그 “덕질”이 저의 10대였고, 20대, 30대일거고, 다시 사랑을 포기하지 않게 해준 고마운 일이었거든요.
이수빈 <콘서트>
여기 있는 모든 사람이 너를 사랑해
사람들은 네가 웃으면 웃고 네가 울면 운다
네가 왼쪽을 보면 왼쪽으로 기울고 오른쪽을 보면 오른쪽으로 기운다
너는 수천수만 명의 사람들을
단 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
무대 위에서 네가 노래를 부를 때
너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웃으며 고개를 떨굴 때
평범했던 사람들은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너의 곁을 지키는 또 다른 주인공이 되고
내면을 가진다
깊어진다
심해애서 고요히 만들어지는 소용돌이
그 안에서도 숨을 쉬는 작은 존재들
너는 모르겠지만
나도 무대에 서본 적이 있어
열댓 명의 관객 앞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있어
건조한 박수 소리를 들으며
무대 뒤로 걸어갔지
슬픈 기억은 아니야
울기도 전에 사탕을 쥐여주는
새하얀 의사 선생님처럼
그 이후를 상상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네게 있고
불이 켜지면
공연장을 나서면서 흩어지는
수천수만 명의
한 사람들
그들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너는 멀리서 전부 다 지켜보겠지만
네가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보다
나를 더 좋게 만든다
네가 등지고 있는 푸른 바다 위로
내 마음이 떨어진다
바위보다 별보다 무거운데도
가라앉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