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8 오늘의 시
전기철 <내일은 비>
내 꿈은 치킨집을 여는 거야
근데 챗봇은 자꾸 족발집을 꿈꾸라네
하얀 드레스를 입은 향숙이만 찾지 말라는 거지
그럼 손에 쥐어 줘보라지
숏폼으로 올리고 악플도 견뎌봐
바다코끼리를 본 적 있어 배를 밀며 기어간다고 할까 머리가 아니라 배 말야
나의 깐부는 어디에서 쳐 자고 있나 몰라
챗봇을 누르면 띡, 하고 나타나 줄 것 같아
새로운 바다를 꿈꿔볼까
거기에 하얀 돛단배를 띄우고 싶지 않아
내 꿈에서는
영웅이 광고판을 달고 끝도 없는 벌판으로 달리는 기차밖에 안 보여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은 거야
이 세상에서 도망갈 곳은 없어
얼굴을 고치고 문신을 하고 팔을 갈아 끼우는 게 빠를걸
최면술사가 되고 싶은 적이 있어
남의 꿈을 훔치고 싶었어
치과를 털어 뽑은 이빨로 성을 쌓는 게 빠르겠다
가끔 비참해지고 싶을 때 너는 어떻게 해
해바라기 그림 속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비를 맞으며 무작정 걸어
잠이나 자둬야겠다
혹시 향숙이를 만날지도 모르잖아
어쩌면
저기 저 지평선에서
하얀 드레스를 입고 나에게 걸어오고 있는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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