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오늘의 시
정다연 <여름 대삼각형>
물속에서
죄를 씻겨
나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선
물 밖에 있는
타인의 손이 필요하다
날 일으켜 세울
어지러운 물살에
너울거리는 머리칼은 촉수처럼
죽은 이들이 남긴 투명한 서명을
검게 빨아들이고
누군가 잔상처럼 떠올린 핏빛 기억을
한 겹 덧씌운다
아직 웃음과 울음을 구분하지 않는
아기의 부르짖음처럼
탄생처럼
화들짝 꿈에서 깬 표정으로
사람들이 일어선다
겹겹이
더 깊어진
옛사람의 새로운 얼굴로
한 방향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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