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1 오늘의 시
김경희 <여름방학의 노래>
찬란한 비바체의 서울은 공룡에게 맡기고
높이 멀리 달리기의 명문학교도 잠시 안녕 하고
특종당나귀 소나타는 하늘 너머 드롭프스로 바꿔
태양에 단맛이나 찐득이 보태드리고
흙이 그대로 신발인 떡두꺼비 맨발로
안단테에서 더 렌토로 지자 걸음~
뚱딴지가 알 굵게 자라고, 봉숭아학당이 기다리는
전설의 고향리 찾아가네
느려터진 사투리의 냇물을 건너가네, 지자 걸음~
거기 가서는, 삼계백숙감 어린 닭들은
손 안에서 풀어주고 놓쳐줘
마당에 이는 청풍이나 눈부신 계관의
맨드라미꽃으로나 반기며 구경하네
잇노란 옥수수, 감자는 파분파분 잘 익어
그 먹은 피와 살이 달아서
모기떼 파리들 찾아들거들랑
절반은 나눠 가거라
종아리 내어놓고 잠이 들며~
호박잎새 이불 아래
또 그런 두 번의 밤이 오거든
몇 가마니로 쏟아지는 별들의 생,생,생한
수박씨 닮은 옛이야기들은 어찌하냐면~
내 귀와 배는 밤새 남산만해지겠네
라그로조로 라그로조로 웃는
바보산수화가 되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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