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7 오늘의 시
김경미 <기다림은 추한 것>
구름들 모였다 금방 흩어지고 다음엔 심지어 비켜간다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
모든 게 산뜻하고 선명해진다
오래전, 당연한 모임을 들떠서 기다리던 친구에게
말해버렸다
너 빼고 이미 모였었어 너 기다리는 거 안타까워서
말해주는 거야
안타까워서가 아니라 추해서였다
벌받는 것만큼 산뜻한 것도 없다
친구는 모르게 모인 친구들이 아니라
말해준 나를 용서하지 않았고
똑같이 당했을 때 나는
모르게 모인 친구들을 다 버렸다
추하긴 마찬가지지만
고독만큼 깨끗한 인류도 없으므로
구름만큼 약한 것도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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