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2 오늘의 시
황유원 <새들의 아침 운동 연구>
아침에 일어나
운동하고 샤워하고
폭포수 마신다
폭포수는 새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가 잠시
고요하다가
곧장 수백 미터 위로 상승한다
18cm 검정칼새들이
이구아수폭포를 향해 돌진
난기류를 뚫고서
전속력으로 돌진하다
돌연 폭포 앞에서 속력을 줄이곤
폭포의 빈틈을 찾아
그곳으로 들어간다
마치 폭포 속으로
사라지듯이
그 속으로
뛰어듦
폭포 속으로 뛰어드는 새들
날으는 칼들이
매번 바뀌는 입구 속으로
칼로 물 베기에 다름 아닐
폭포에 그대로 내리꽂히는 새들이
물의 휘장 속에서
압도적인 물소리 속에서 잠들었다
압도적인 물소리 속에서 깨어나는 기분
세상의 엄격한 규칙에 따라 춤추다 말고
새는 남미 지도 모양으로 날개를 접고
나뭇가지 위에 앉아 쉬고 있다
새는 남미 지도 모양으로 날개를 펼치고
물위에도 둥둥 떠 있다
물은 새의 온몸으로 퍼져
비행이 되어 소멸함
새가 입을 다물자
대기가 정지했고
내 귀가 사라졌고
이윽고
세상이 사라졌다
폭포수는 이미 새의 몸속에 없고
폭포에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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