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1 오늘의 시
백은선 <날개가 길어지면 찾아갈게>
괜찮니. 아직 나는 잘 모르겠어. 내가 네게 무언가를 말해도 되는지.
돌을 손에 꼭 쥐어보며 차가움 속 꽃잎을 하나둘 건져 올려본다. 하루도 나를 그냥 재운 적 없는 네 혀와 발. 무한하게 길어지는 마음. 끝없이 돌고 있는 바람 속 네가 눈 뜨면 그 안은 빛으로 가득한 어둠이 있다고.
미안해. 더 이상은 해줄 수 있는 게 없구나. 빛은 파랗고 숲은 멀어서 꺼내줄 것이 없구나. 손을 들어 만질 것이 없어서. 눈 내리는 밤을 헤매며•••• 얼음을 핥으며••••• 허공을 찢으며••••••.
들었어. 엄마가 얘기해주었어. 나는 바다도 사막도 보여준 적 없는데. 계속되는 것이 세상에 남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새로운 계절이 온다면 그건 꼬리의 일이고 귀의 일일 거야. 멀리 숲. 겨냥할 수 없는 것들의 과녁이 밤마다 열리는 숲.
언젠가 날개가 길어지면.
함께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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