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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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9, 2025

2025.05.29 오늘의 시

강지이 <수술>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을 조금만 벗어나면 매우 조용한 공간이 나타난다 먼지가 쌓여있는 침대 불이 들어오지 않는 복도 어떤 단어든 소리 내어 말해도 바람 소리에 묻혀 사라지는

저 침대에 누워 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누워서 누군가를 기다렸던 것 같다

침대에 누워

누군가를 기다리는 과정

옷깃 사이로 바람이 들어오고

안구엔 먼지가 천천히 내려앉는다

아무도 이곳을 알지 못할 것이다

알코올 냄새와 같이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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