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2 오늘의 시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환절기와 꽃가루 덕분에 기침이 멎지 않는 요즘입니다. 다들 감기 조심하셔요.
이윤학 <버드나무 꽃가루>
길턱에 모인 버드나무 꽃가루를 한 주먹 쥐었다.
라이터 불을 붙이면 금세 타버리는 버드나무 꽃가루
무수히 씨가 박힌 버드나무 꽃가루를 쥐었다. 눈이 감겼다.
온몸에 불이 지펴지고 땀이 차고 뼈마디가 저렸다.
브레이크를 밟은 버스가 문을 열었다. 닫았다. 눈앞이
천 리 만 리 밖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발자국 소리가
보도블록에 실려 가고 있었다.
누군가 옆자리에 앉아 중얼거렸다. 다
내가 뿌린 씨앗이다. 내가 뿌린 씨앗이다.
허리를 구부린 누군가가 옆자리에 앉아
울먹였다. 다 내가 뿌린 씨앗이다.
손바닥에 쥔 버드나무 꽃가루 씨앗이
곤두섰다. 일어났다.
숨을 깊이 쉴 때마다 버드나무 꽃가루 씨앗이
왼편 가슴에 곤두섰다 꺼졌다. 손바닥에 쥔
버드나무 꽃가루 열기가 울음 속을 달궜다.
Don't miss what's next. Subscribe to 靈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