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7 오늘의 시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오늘은 정호승 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보내드립니다. 이 시와 더불어 최백규 시인의 엮은 말 또한 같이 보내드립니다.
“슬픕니다. 사랑해서 슬픕니다. 그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눈동자 속에 수선화처럼 그대가 피어나고 이내 외로워집니다. 나는 나의 잘못을 압니다. 내가 얼마나 흉하고 못된 사람인지 알아요. 그렇다 해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나의 슬픔입니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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