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4 오늘의 시
양안다 <백일몽>
빛과 싸우는 날입니다. 어제도 밤은 예상보다 짧았습니다.
너는 꿈속에서 죽어갔지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그냥 그렇게 죽었다. 안녕, 잘가.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건 당연한데
죽어있는 건 너무 이상하다. 죽어 있는 건 나쁘다. 왜 가만히 있는 거야…
너는 꿈속에서 계속 죽는다. 나는 한낮에 가만히
환한 곳에 누워보았습니다. 햇빛이 기울어지더니 나를 적시고 사라졌어요. 빛으로 이루어진 물결.
밀물과 썰물입니다. 죽은 그림자입니다. 일방적인 폭행입니다.
빛이 수 갈래로 자꾸 때리잖아요. 유리가 아닌 걸 알면서 얼음 따위를 부쉈어요.
나는 빛 아래에서도 녹지 않는다.
창밖에 나무 한 그루가 보인다는 건 내가 나무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계속해서 가지는 부러지지. 너는 불을 지르고 사라졌습니다. 어느 날은 아무 생각 없이
칼날을 쓰다듬어보았어요. “네가 너무 날카로워서 내가 피 흘리고 있어.”
그러나 고마워요. 나는 다 타버리고 재가 되었어. 나는 하늘에 가까워요.
눈부셔. 꿈속에 네가 보인다는 건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안녕.
잘 가. 한낮의 빛이
온몸을 물들이는 동안 나는 눈을 감는다.
너는 꿈속에서 죽었다. 네가 죽은 그곳에서
양 한 마리가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신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왜 자꾸 사랑에 속아넘어가는 건가요? 그러나 볼품없는 신은
시든 풀을 질겅거리며 말했지.
그것이 인간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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