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5 오늘의 시
장수양 <미소>
끈을 쥐고 있는 사람. 끈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거, 사랑이에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영원히 끈을 쥐고 있어도 좋아요. 잡아 당겨주지 않아도 좋아요. 그 사람은 천진난만했다. 영원이라니. 아기들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그렇게 말했을까.
수평의 끈을 쥐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 끈은 어디론가 뻗어 있다. 이거, 제 몸이에요. 몸의 한 부분이에요. 어떻게 움직이는지 몰라요. 모르는 게 좋아요. 나는 동의한다.
그가 숲처럼 보인다. 숨처럼 보인다. 힘들어 보인다.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도움을 요청하세요. 아니에요. 저는 끈을 쥐고 있어서요. 그는 사람이다. 그를 부정할 방법을 찾을 수 없다. 찾고 싶지 않다.
그가 있다. 움직이지도 가리키지도 않는다. 나는 그를 보고 있다. 그의 반대편을 나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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