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0 오늘의 시
안녕하세요. 영우지기입니다. 제가 읽는 많은 시에는 마침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결국 시가 노래하는 것은 “영원” 아닐까요?
(다른 구독자분들과 나누고픈 시가 있으면 youngwoorain@gmail.com 으로 보내주시면 검토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지이 <비가 지나가면 알림을>
열심히 무엇을 쓰려고 해
아니 굳이 쓰지 않아도 좋다 쓰지 않고 일을 하든 무엇이든 그것은 쓰는 것과 동일할 것이다
그런데
너를 사랑하는데 어떡하지?
나는 사실 시 쓰는 자의식이나 사랑 같은 단어는 어떻게든, 평생 쓰지 않고자 했고
아는 게 많지 않은데 안다고 하지 않으려 했고
내 지나간 모든 어떤 피해 사실은 피해가 아니라고 생각하려 했고
비가 오고 밥을 먹으면 토하고 너무 많은 시간이 있으면서 없다는 것에 너무 쉽게 어떤 것에 스스로를 투영하게 된다는 것에 그래,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에
비장한 무언가를 비웃고만 싶다
풀은 비를 맞고 무성하게 쑥쑥 자라난다 나 여태까지 이만큼 자랐습니다 나를 봐주세요 나는 금방 그런 걸 꺾어버리고만 싶다
그러나 내가 꺾기 전 그것들은 이미 사라져 있고
밥을 먹으면서 그런 걸 그리워하는 걸
먹다가
먹지 못하고
그런데
너를 사랑하는데 어떡하지?
얕은 물을 핥는 노란빛의 강아지가 내게 미소 짓는다
그는 내게 거짓은 없다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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