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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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8, 2024

2024.12.18 오늘의 시

안미옥 <근처>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추위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할 때처럼

한 여름에 느닷없이

네가 말했던 절반의 문장에 대하여

얼음처럼 부서지는 일들에 대하여

십이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멍이 잘 든대

한 연구자가 말했다

이젠 모든 걸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매번 깨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깨어났다

좀더 깊은 악몽에까지 가보고 싶게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왜 안되냐는 질문으로 돌아왔다

아주 근처까지 왔어

너는 지금 너를 돌보고 있구나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구나

풀빛 여린 나물에

흰 쌀밥을 먹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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